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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원의 모습

이제 곧 수료를 앞두고 있는 김에 적어보는 후기
국가유산수리기능인 양성과정에 대한 전반적 정보는
전통문화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말은 이래도 성실 학생임을 인증합니다.

 

 

1. 지원 동기

 3년 간 전문자격증 수험생활을 불합격으로 마무리하고 정신이 나가있던 탓에 잘못된 길을 선택한 케이스. 흔히말하는 평균 한국사람의 노선을 한참 벗어난 김에 하고 싶은거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하게 됨. 어처피 돈 많이 벌긴 틀린 인생이라면 재미라도 있어야되겠다는 생각에 남들이 안할거 같은거 찾아보다 이런 교육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됨. 이거 해봐야겠다 싶은 생각에 집 근처 프차 파트타임 알바부터 넣어놓고 돈 모으기 시작함. 

2. 지원 과정

지원서 접수 -> 면접 -> 합격자 발표
한국전통문화교육원 홈페이지에 공고가 뜸. 소개되는 종목을 보고 배워보고 싶은거 고르면 된다. 지원서는 홈페이지로 접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신 다른 서류들은 교육원에 등기로 붙였던 것 같다. 홈페이지에 지원서 접수와 서류 접수과정까지 확인할 수 있다. 행정처리가 빠른 편은 아니라고 느껴져서 서류 붙일거 있으면 마감기한보다 하루이틀 여유를 두고 보내는 걸 추천. 
지원서 보내고 나면 한국전통대로 면접을 보러가면 됨. 대강당같은 곳에서 대기하다가 종목별로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대기시간동안 간단한 설문조사하고 운영 요원 (나중에 알고보니 행정조교님들이시더라)에게 간단한 안내듣고 나눠준 유인물을 봤던 것 같다. 

면접 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 느낌이긴 했는데 면접은 10분도 안걸렸다. 강의실 같은 곳 들어가니 면접 보는 교수님들만 7명에서 8명 정도 앉아계셨다. 일대다수 면접이 오랜만이라 좀 아득하긴 했는데 정작 들은 질문은 이거 할 수 있겠니? 10번 우리나라 고궁관련된 질문 하나여서 당시에는 떨어졌을것이라고 생각하며 나왔다. 할 수 있을거 같으니까 넣었죠라고 지르고 제꼈어야 했는데...

어떻게 붙여는 주셔서 1년동안 오도이부(오일은 도시 이일은 부여)하게 되었다. 돈 많은 연예인이나 노후연금 두둑한 어르신들이나 하는 호사를 이렇게 누렸으니 운은 없어도 팔자는 참 좋았다.

3. 교육 과정

 2024년 3월부터 시작해서 2025년 2월에 수료. 내가 들은 수업은 기초 수업이었고 1년 기초수업을 듣고 나면 그 다음해 심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기초수업 위주로 얘기하게 될 듯. 무슨 종목이었는지는 비밀!

3-1. 지원영역

120만원 기숙사 이용비로 납부하고 교육수료 시 환급. 기숙사 제공. 재료와 도구 지원. 답사 시 버스 대절(일정 인원 충족 시) . 동서울터미널과 전통대까지 셔틀버스 운행. (남부터미널입니다..!) 학식 5천원 (전통문화대 학식당) -> 5500원으로 인상
2025년부터 120만원 환급과 도구 지원 사라짐. 구체적 내용은 5번 항목에서 서술.

3-2. 스케줄

수업은 일주일에 2일 연속으로 듣고 첫째날은 14:00부터 18:00까지. 둘째날은 09:00부터 18:00까지 이루어진다.

여름에 일주일 여름방학이 있고 추석에는 수업 요일이 포함되어 있어도 별도 보강은 없다. 대신 공휴일의 경우에는 보강을 잡거나 공휴일에도 나와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 보강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첫째날 18시~ 22시까지 보강 필요 시간을 여러 주에 나눠서 한다고 하는데 나는 운 좋게 보강할 일은 없었다. 야작이 생활인 종목의 경우 그냥 야작한걸 보강으로 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확실한지는 모르겠다. 

여름방학 기점으로 1학기 2학기가 나뉘고 학기마다 특강1회 답사1회가 들어가있다. 답사는 버스 지원을 받기위해 다른 종목과 같이 가는 경우가 있어서 견문 넓히긴 좋다. 특강의 경우도 다른 종목 특강이 궁금하면 참여하는건 가능한 것 같다.

1년 과정 막바지에는 수료평가회라고 작품 발표회를 준비하게 된다. 이 때 나름 실력이 확 오르는 것 같다. 교수님이 뭔 말씀하시는지 그 떄 즘 이해는 되는 정도? 흉내내지도 못하긴 하는데 이해는 되서 답답한 지경에는 오른다.

24년도 기준으로는 1월 중순에 교육과정은 끝이 나고 2월 초에 수료작품전시회를 하고 2월 중순에 수료식을 한다.  수료전시회도 기초 심화 나눠서 했다고 들었다.(심화반은 미래전이라고 해서 서울에서 전시하고 기초반은 교육원 내에서 수료평가회 이름으로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심화반 기초반 합쳐서 한다고 하니 수준차이를 보고 싶으면 올해 수료전시회를 가면 되겠다. 

3-3. 기숙사

수업있는 요일에 기숙사를 사용할 수 있다. 교육원 로비 내 경비실에서 배정받은 호수와 이름을 말하면 출입키를 주신다. 

기숙사는 교육원 3층에 있고 휴게실과 세탁실이 있다. 휴게실에는 정수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안마의자가 있다. 안마의자.. 한번도 안써봤는데 불편하다는 얘기는 들었다. 돈써서 불편한 안마의자 두는 것도 쉽지 않은 재주인것 같다. 그래도 인기가 있는 편이라서 쓰고 계신분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세탁실에는 건조기가 있어서 바로 말릴 수 있고 요금은 따로 안내는 것 같았지만 한번도 쓴 적이 없어서 확실하진 않다. 

2인1실이고 방 안에 샤워부스 있는 화장실, 이불 보관 가능한 사물함, 냉장고, tv, 선풍기, 에어컨, 보일러가 있다. 매트리스 꽤 단단하다. 스프링이 죽어서 그런건지 워낙 단단한 재질인지 모르겠는데 지내볼수록 허리가 꽤 아팟다. 운이 좋으면 1인 1실을 쓴다고 하는데 나는 운이 나빠서 수업 같이 듣는 분과 한 방을 썼다. 잠자리가 예민한 편은 아니었는데도 기숙사 메이트 덕에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진작 방 바꿔달라 그랬어야 했는데 미련하게 1년을 참았다. 덕분에 잠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 럭키비키잖아? 잠자리가 예민하다면 기숙사 이용을 고려해보든가 토퍼와 귀마개 등 본인이 잠을 잘 잘수 있도록 본인에게 맞는 수면템을 필수로 가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4. 소감

1년 과정을 끝낸 후 남은 거라고 배운것만 겨우 흉내낼 수 있는 어중간한 실력! 장거리 운전으로 다져진 한 손 핸들링! 졸음운전을 피하기 위한 열창으로 쉬어버린 목소리! 알바로 닳아진 도가니! 파트타임으로 버는 푼돈과 신용카드의 콜라보로 얇아진 통장! 

남들이 안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었기에 후회는 없다. 인생 뭐 있나. 지 팔자 지가 꼬는거라는데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곳에서 꼬면 전통매듭이라고 우기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내가 공예와 전혀 인연이 없다면 나와 같은 성과를 얻게 될 확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공예 경력이 있는 수강생들은 나랑 같은 수업을 들어도 이해도나 응용력면에서 확실히 차이가 나는게 보였다. 내가 공예는 쫌 하는데 국가유산 수리 기능인? 좀 멋진데 싶으면 도전해보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5. 2025년도 국가유산 수리기능인 양성과정 바뀌는 점

3번 항목에 이어서. 
25년도 국가유산수리기능인 양성과정 모집 공고 -> https://knuh.ac.kr/mec/ots/brd/view.do

5-1. 수업료 발생

 120만원 환급규정이 사라지고 50만원 수업료가 생긴다. 이건 환급은 안되는 것 같고 한번 납부하고나면 끝인 것 같다. 그래도 재료는 여전히 지원해준다고 하니 사실상 수업료 명목이지만 재료비를 내는거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50만원을 일시납해야하는게 부담스러울 수 있어도 교수진의 경력으로 보나 재료비로보나 절대 비싼 금액은 아니다. 

5-2. 교육기간 단축

 2025년 2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420시간으로 수업 시수가 단축되었다. (24년 기준으로 520시간) 나같은 인간들은 더더욱 이 교육과정에서 얻는게 적어질 예정이다.

손재주가 뛰어나거나 타 공예 경력이 있다면 이 스케줄로도 기초반에서 얻어가는게 있겠다만 나같이 뭐든 어중간한 인간들이 열정만 가지고 도전하기에는 쉽지 않은 스케줄이 될 것 같다.

420시간 내에 답사와 특강까지 다 들어가 있다면 실질적으로 직접 실습해보는 시간은 더 적어지지 않을까. 교육시간이 변경되는거라 교육과정도 그에 맞게 변경이 들어가지지 않을까 생각은 하지만 정확한건 교육원에 문의해봐야 될 것 같다. 

5-3. 개인도구 준비

 교육원에서 개인도구를 지금까지 준비해줘서 흔한 말로 몸만 가도 수업을 들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개인도구는 개별로 준비해서 다녀야 된다. 말이 개인도구 지급이지 예전부터 쓰던 도구를 물려받아 1년동안 잘 쓰고 반납하는 시스템이라 개인도구가 어느정도 갖춰진 사람들은 본인들걸로 작업을 하긴 했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지만 초짜인 사람들은 개인도구를 각자 알아서 준비해야 된다 하면 겁이 나지 않을까..? 뭘 사야되는지도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도 감이 안올건데 모집 전에 이런 정보는 어느정도 제공이 되야 사람들이 지원 전에 고민해볼건데 모집공고에는 그런 정보까진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 지원하고 싶으면 이 부분도 정확하게 문의해봐야할 것 같다.

5-4. 청년 지원금

 만19세부터 34세까지 수료 시 100만원 지원금이 나온다고 한다. 수료시라는 조건이 붙은걸 보면 아마 수업 다 끝나고 나서 수업료 50만원 환급에다 지원금 50만원을 얹어서 주겠다는 것 같은데... 청년층 수강생 확대를 25년도 목표로 하고 있나? 위 지원까지 종합해보면 위 교육과정을 통해 진짜로 수리기능인으로 활동이 가능할만한 경력자 청년층을 뽑아서 가르치겠다는 느낌이 든다. 
 

후기 끝!
혹시라도 이 글로 제가 누군지 짐작이 된다면
그게 누구시든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혹시라도 더 궁금한거 있음 물어보셔도 되는데... 도움은 안될 거에요...